유동성의 흐름을 읽는 5가지 지표 - 4편

2024. 11. 4. 19:58직장에서 탈출하기/글로벌 매크로 분석

3편에 이어서 진행하겠습니다.

 

 

연준의 양적긴축(QT)과 지준금, 그리고 역레포 잔고의 이해

재무부는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채를 발행합니다. 이때 시장 참여자들이 국채 입찰 과정에 참여해 국채를 매입할 경우, 은행의 지준금은 감소하게 됩니다. 이유는 금융기관이 은행에 예치한 예금을 사용해 국채를 매수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후 재무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해당 자금을 다시 시중에 방출하면 지준금은 다시 증가하게 되는데 국채 발행을 통한 지준금 흡수 효과는 재정지출과 만기 상환을 통해 궁극적으로 상쇄됩니다(재정지출까지 시차는 존재합니다)

 

국채 발행(지준금 감소) -> 재무부 재정지출 및 만기 상환(지준금 증가)

 

연준이 SOMA 계정에서 보유 자산을 축소해 나가는 양적긴축(Qunatitative Tightening, QT)을 시행하기 전에는 연준이 보유한 국채가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이를 롤오버 하여 만기를 연장해 주었기 때문에 은행의 지준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준이 QT를 시행함으로써 지준금으로 환원되지 않고 연준으로 흡수되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연준은 '22년 6월부터 QT를 시행했고, 본격적으로 축소에 돌입한 것은 9월부터였습니다.

 

연준이 QT를 시행하게 되면 연준은 보유한 국채를 만기 연장하지 않고 재무부에게 만기 상환을 요청하게 되고, 재무부는 신규 국채를 발행함으로써 QT 만기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게 됩니다.

 

문제는 해당 자금의 재정지출을 통해 다시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연준에게 만기 상환되기 때문에 지준금으로 한원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전과 달리 은행의 지준금은 감소하게 됩니다.

국채 발행(지준금 감소) -> 재무부 재정지출 및 만기 상환(지준금 증가) 
                                      -> 재무부 QT 만기 상환(지준금 감소)

 

Δ 지준금 ↓ = Δ SOMA 계정 ↓ + Δ 대출(유동성 지원 창구) - Δ 역레포 계좌 - Δ 재무부 TGA

 

그러나 아래 그래프를 보면 지준금은 연준의 QT 속도에 비해 느리게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앞에서 살펴본 역레포 잔고 이동 + QT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지준금은 훨씬 빠르게 감소해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나 실제 흐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프

 

그 이유는 시장이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을 예상할수록, 단기채 금리는 상방으로 요동치며 역레포 금리를 상회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흐름은 '22년 10월부터 '23년 2월 사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당시 시장의 예상보다 가팔랐던 연준의 금리 인상에 단기채 금리가 요동치며 역레포 금리를 상회하자, 금융기관들(MMF)은 연준의 역레포 잔고에 유치되어 있던 자금을 인출해 재무부가 발행하는 단기채를 매입했습니다.

 

즉, 단기채 금리가 역레포 금리보다 높아서 유동성이 재무부의 단기채를 매입하게 되었으며 재무부 TGA 잔고는 증가하게 되었습니다.(아래 왼쪽 그래프 참고)

그래프

 

그렇게 단기채 매입에 사용된 역레포 자금은 재무부 TGA로 흡수되고, 이 중 QT 만기 상환과 TGA 잔고에 남겨진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재무부가 재정 지출과 일반 만기 상환을 함에 따라 다시 시중에 방출되며 은행의 지준금으로 유입되었습니다

 

역레포 자금 유출 -> 단기채 매입 -> 재무부 TGA 흡수 -> 재정 지출 -> 지준금 증가
                                                                                     -> 재무부 일반 만기 상환 -> 지준금 증가
                                                                                     -> 재무부 TGA 잔여금(향후 용도에 따라 지준금에 영향)
                                                                                     -> 재무부 QT 만기 상환

 

 

즉, '22년 10월 ~ 23년 2월 사이에는 지준금 -> 역레포 잔고 흐름이 아닌 역레포 잔고 -> 지준금으로 흘러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Δ 지준금 ↓(완만한 감소) = Δ SOMA 계정 ↓ + Δ 대출(유동성 지원 창구) - Δ 역레포 계좌 ↓ - Δ 재무부 TGA ↓

 

 

단기채 금리가 역레포 금리를 상회하자, 역레포 자금이 지준금으로 유입되면서 원래대로라면 연준의 QT로 인해 가파르게 하락했어야 하는 지준금이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에 그치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요약하면, 

 

1.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역레포 금리가 상승하자 시장 참여자들은 은행에 유치해 뒀던 자금을 역레포 자금으로 이동시켰으며, 이에 지준금이 감소하고 역레포 잔고가 증가했습니다.

지준금 → 역레포 잔고

Δ 지준금 ↓ = Δ SOMA 계정 + Δ 대출(유동성 지원 창구) - Δ 역레포 계좌 ↑ - Δ 재무부 TGA

 

 

2. 그러나 이후 단기채 금리가 역레포 금리를 상회하자 금융기관들은 역레포 잔고에서 자금을 인출해 단기채를 매입했고, 

 

3. 해당 자금은 이후 재무부의 재정지출과 일반 만기 상환을 통해 다시 은행의 지준금으로 유입되며 연준의 QT로 인한 지준금의 감소를 일정 부분 방어하게 됩니다.

역레포 잔고 → 지준금 

 Δ 지준금 ↓(완만한 감소) = Δ SOMA 계정 ↓ + Δ 대출(유동성 지원 창구) - Δ 역레포 계좌 ↓ - Δ 재무부 TGA ↓

 

쉽게 말해, 연준의 긴축으로 인한 지준금 감소폭을 금융기관들이 역레포 잔고에서 자금을 인출해 단기채를 매입함으로써 일정 부분 상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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